동백리 유배일기 Ⓒ1889 - 그림자와 초석 창섭이 안절부절 못하며 발을 동동 구르자 여백이 그를 진정시키며 말했다. “분명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같이 찾아봐요.” “나도 돕도록 하지.” “그쪽은 지리를 모르는데 괜찮은지….” 껄끄러운 목소리에 유한이 여백과 지혁 쪽을 쳐다보며 신호를 준다. 나도 이 마을을 돕고 싶네. 그렇게 말하는 듯 지어진 울상. 그...
동백리 유배일기 Ⓒ1889 - 오해와 설인 풍뎅이도 분위기를 읽을 줄 아는지, 죽어도 날아갈 기색이 없던 녀석은 어느새 날개를 펴고 날아간 후였다. 솔이는 분위기를 살피더니 지혁의 눈짓에 아이들 틈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이제야 눈을 뜬 여백이 대뜸 보이는 지혁이며 내동댕이쳐진 유한을 보고 눈을 깜빡였다. “아으. 오늘 무슨 날인가.” “여백아, 괜찮아?” ...
동백리 유배일기 Ⓒ1889 - 거짓과 풍뎅이 머리 꼭대기에 걸린 햇빛. 지혁은 지게에 나무를 지고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곧 물건들이 나뒹구는 가게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웬 물건이에요?” 스르르 기척도 없이 온 지혁에 아직 떠나지 않고 있던 낚시꾼 창섭과 군철이 화들짝 놀랐다. “어, 지혁이구나. 아까 아주 난리가 났다니까.” “무슨 일 ...
동백리 유배일기 Ⓒ1889 - 소란과 아이들 “으….” 밀려 넘어진 유한이 고통스러운 듯 신음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그를 도울 생각이 없었다. 목동은 자리에 꼿꼿이 선 채 유한을 노려봤다. “이것들은 모두 제가 정당하게 산 것들이오. 훔친 재물은 이미 몰수되었으니….” “양반 나리.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소? 그쪽이 손댄 물건을 살 생각이 없다고!”...
동백리 유배일기 Ⓒ1889 - 주전부리와 장터 기다림의 말에 의아한 시선이 유한을 향했다. 그는 엄지로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 “주전부리를 좀 챙겨가거라. 홍 어르신께도 가져다드리고.” “…감사합니다.” 이내 유한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주방으로 뛰어가 큰 그릇을 가져오더니 보자기 하나를 찾아내어 탁탁 털었다. 상에 있던 대부분의 주전부리는 큰 그릇에 옮겨졌...
동백리 유배일기 Ⓒ1889 - 붓질과 배웅 해가 기우는 신시. 오늘만큼 시간이 느리다고 느껴진 때가 있었을까. 그림 타령을 하는 유한에 여백이 비죽이며 맞받아쳤다. “그림 그릴 사람이 필요해서 홍씨 할아버지를 찾아가신 건 아니지 않습니까.” “반은 맞다. 심심해서 갔으니까.” 왕님의 창고도 심심해서 훔쳤습니까? 여백은 뒷말을 삼켰다. 진짜 그럴 것 같았기 ...
동백리 유배일기 Ⓒ1889 -냇물과 감나무 사람이 정말 놀라면 비명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던가. 아니 그것이 아니라 공포에 질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일까. 여백은 귀신이라도 본 듯 눈앞의 그 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런 내 얼굴이 그리 시선을 떼지 못할 정도란 말이냐?” 기이하게 굳어 있는 여백을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옆에 있던 수진도 마찬가지였다. 호...
동백리 유배일기 Ⓒ1889 - 유배길, 맑음. 동백이 피어나는 작고 아름다운 섬, 쌓였던 눈은 녹아내리고, 동백이 통째로 떨어지는 이른 봄. 휘적휘적 꽃을 피해 발걸음을 돋우던 여백은 감나무 홍씨 할아버지 댁에 나오는 큰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얼어 죽을 뒷바라지야!” 홍씨 할아버지가 싸리 빗자루를 번쩍 치켜들고 소리치자 기가 질린 관...
신기한 물건, 없는 것 빼고 다 팔아요! 여기는 지구에 위치한 ■■지구점입니다. ⚠신규 공지⚠ 꿈과 사랑은 효과가 짧고 중독성이 심해 판매 금지 제품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네이버 도전만화에서도 볼 수 있어요 (*≧▽≦)ツ┏━┓ https://comic.naver.com/challenge/detail?titleId=779266&no...
침대 밑에 유니콘이 산다. Ⓒ1889 1) 어김없이 저녁이 찾아오고 어두운 밤의 그림자가 방을 가득 채울 때면 반드시 방의 불을 켜야 한다. 불을 켜는 시간은 매일 5시. 햇빛이 사라지기 전에 불을 켜야 안심하고 잠을 잘 수 있다. 혹시라도 잊어버리는 날엔 꼼짝없이 나는 내 푹신하고 안락한 침대를 포기하고 딱딱한 바닥에서 잘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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